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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것들/와인

전설의 프로방스, 샤토 시본 (Chateau Cibon) 2017 x 티본 스테이크 & 모비에르 치즈 페어링 후기

by paron 2026. 6. 21.

안녕하세요! 와인과 맛있는 기록을 남기는 블로거 Paron입니다.

오늘은 최근 제 미각을 완전히 사로잡았던, 아주 특별하고 이색적인 와인 페어링 코스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프랑스 프로방스의 전설, 샤토 시본(Chateau Cibon) 2017년산입니다. 흔히 '프로방스 와인'이라고 하면 가볍고 청량한 핑크빛 로제 와인을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이 와인은 차원이 다른 묵직함과 복합미를 보여주는 녀석이에요.

육즙 가득한 티본 스테이크 메인 요리부터, 프랑스 전통 모비에르(Morbier) 치즈 디저트까지 이어졌던 환상적인 마리아주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오렌지빛 나는 프로방스의 전설적 와인 시봉 2017

 고대 품종의 부활, '티부렌(Tibouren)'의 매력

샤토 시본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 바로 포도 품종 '티부렌(Tibouren)'입니다.

티부렌은 프로방스 지역의 아주 오래된 고대 희귀 품종이에요. 재배하기가 까다로워 많은 와이너리가 포기했지만, 클로 시본(Clos Cibonne) 가문이 이 품종의 가치를 알아보고 끝까지 지켜내며 와이너리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와인은 티부렌 품종이 약 90% 이상 사용되었고, 나머지는 그르나슈(Grenache) 등이 블렌딩되었습니다.

특히 100년이 넘은 거대한 오크통(Foudres)에서 효모 앙금과 함께(Under Flor) 1년 동안 숙성시키는 독특한 방식을 거치는데요. 이 덕분에 일반 로제 와인에서는 찾을 수 없는 셰리 와인 같은 묘한 산화 풍미, 견과류의 고소함, 그리고 깊은 흙 내음과 스파이스가 완성됩니다.

 와인 전문지들의 평가 (2017 빈티지 기준)

  • Robert Parker's Wine Advocate (92-93점): "매우 복합적인 아로마를 가진 와인. 오렌지 껍질, 말린 장미, 향신료의 노트가 돋보이며 오크 숙성에서 오는 질감과 산도의 밸런스가 훌륭하다. 오랜 기간 숙성 잠재력이 있는 와인"이라 극찬했습니다.
  • Wine Enthusiast (93점): "프로방스 크뤼 클라세의 위엄을 보여준다. 풍부한 과실 향과 함께 입안을 감싸는 구조감이 뛰어나 웬만한 화이트나 가벼운 레드를 능가하는 음식 친화력을 가졌다"고 평했습니다.
  • Paron  평가 94점: 너무나 더위가 반가운 나머지 찬 온도 서브 . 전혀 복합적인 아로마는 못 느꼈습니다 그러나 한모금 들이키니 삼키기 싫은 느낌이 나더군요 미네랄이 입안에 퍼지고 전혀 로제답지않고 그렇다고 오렌지와인도 아니고 레드와인이 조금아쉬운 한여름에 기가막힌 와인이더군요. 굉장히 드라이하기때문에 식전주 아님 음식없이 드셔도 무난합니다  표현하기 힘든데 자꾸 잔을 들게됩니다 개운한 느낌때문에요.

메인 페어링: 샤토 시본 2017 x 티본 스테이크

사실 일반적인 로제 와인에 티본 스테이크를 매칭하면 와인이 고기 맛에 완전히 묻혀버립니다. 하지만 2017년산 샤토 시본은 든든한 구조감과 세월이 주어준 부드러운 타닌감을 가지고 있어 고기와의 매칭이 훌륭했습니다.

티본의 부드러운 안심과 고소한 등심 부위가 가진 진한 육즙이 와인의 오렌지 필, 허브(가리구), 스파이시한 향과 만나면서 고기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더라고요.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면서도 고기의 풍미를 한 층 더 고급스럽게 끌어올려 주는 강 대 강의 멋진 조합이었습니다.

 디저트 페어링: 여러 가지 치즈, 그리고 '모비에르(Morbier)'

스테이크를 비워내고 디저트로 준비한 치즈 플래터와의 조합은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특히 프랑스 주라(Jura) 지역의 전통 치즈인 모비에르(Morbier)와의 만남이 경이로웠어요.

모비에르는 가운데에 까만 '식물성 재(Ash)'가 한 줄로 들어간 부드럽고 쫀득한 반경질 치즈인데요. 약간의 헛간 냄새와 고소한 견과류, 부드러운 우유 풍미가 특징입니다.

샤토 시본이 가진 특유의 '효모 숙성 향(Flor)'과 흙 내음이 모비에르 치즈의 쿰쿰하면서도 고소한 풍미와 완벽한 대칭을 이룹니다. 와인의 산미가 치즈의 크리미한 유분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입안에서 녹아내리는데, 스테이크 때와는 또 다른 섬세한 매력을 뿜어내더군요. 에멘탈이나 가벼운 블루치즈와도 궁합이 참 좋았습니다.

 이 와인, 또 어떤 음식과 어울릴까? (추천 마리아주)

만약 고기나 치즈가 아닌 다른 음식과 드신다면, 이 와인의 독특한 풍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아래 음식들을 추천합니다.

  1. 지중해식 부야베스 (생선 매운탕 요리): 프로방스 와인답게 향신료와 토마토,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요리와 기가 막히게 어울립니다. 와인의 감칠맛이 폭발합니다.
  2.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 (with 오렌지 소스): 와인 자체에서 시트러스와 오렌지 껍질 향이 나기 때문에, 상큼한 오렌지 소스를 곁들인 오리나 닭 요리와 환상적인 시너지를 냅니다.
  3. 트러플을 곁들인 버섯 리소토: 와인의 흙 내음(Earthy)과 트러플, 버섯의 풍미가 만나 가을 숲속을 걷는 듯한 복합적인 풍미를 선사합니다.

 샤토 시본의 매력을 100% 살리는 서빙 온도

이 와인을 마실 때 가장 중요한 주의점은 절대 '일반 로제처럼 차갑게 마시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너무 차가우면 이 와인이 가진 위대한 아로마와 복합미가 꽁꽁 얼어붙어 버려요.

  • 추천 서빙 온도: 12℃ ~ 14℃
  • Tip: 화이트 와인보다 약간 높은 온도, 즉 레드 와인보다는 살짝 시원한 정도가 부드러운 타닌과 독특한 효모 향을 가장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황금 온도입니다. 냉장고에서 꺼낸 뒤 실온에 15~20분 정도 두었다가 잔에 따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넓은 화이트 잔이나 피노 누아 잔을 사용하시면 향을 맡기에 훨씬 좋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위대한 프로방스의 유산, 샤토 시본 2017.티본 스테이크의 묵직함부터 모비에르 치즈의 쿰쿰함까지 다채롭게 받아내는 스펙트럼에 감탄한 하루였습니다. 와인 장터나 숍에서 보인다면 무조건 한 병쯤 셀러에 쟁여두시길 권합니다!

오늘의 페어링 기록이 도움 되셨다면 공감 꾹 부탁드려요!

다섯가지 치즈와 (가운데 줄모양이 모비에르) 무화과 잼을 곁들였습니다